[ 넷플릭스 영화 추천 미니멀리즘 : 오늘도 비우는 사람들 ]
나의 20대는 리볼빙의 연속, 신용카드 청구서를 보면서 수치심과 죄책감으로 얼룩져 있었던 기억이 있다.
인생의 흉을 메우기 위해 끊임없이 소비하고 나면 존재에 대한 죄의식이 밀려들었다.
소비하는 패턴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했지만
내 소비 패턴에서 나라는 사람은 느껴지지 않는다.
여러 사람들을 거쳐가면서, 삶의 다양한 모습들을 겪어 가면서 내 정체성은 상실됐고,
내가 추구하는 삶 또한 가치를 잃었다. 내가 추구하는 가치가 사라졌기 때문이다.
[ 넷플릭스 영화 추천 미니멀리즘 : 오늘도 비우는 사람들 ]
알 수 없이 흘러가는 삶.
나도 모르게 휩쓸려버린, 다른 사람들 속에 뒤섞여 버린 내 삶에 관한 이야기를 보는 거 같다.
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모습에 따라 내 의식주가 결정지어진 삶이었다.
어디서부터 문제가 된 지는 모르겠지만, 이건 내가 추구하는 삶의 방식도 내가 원했던 나의 모습도 아니다.
남들 만큼은 살고 있고, 뒤쳐지고 있지 않다는 믿음이 필요할 때
나는 그들보다는 조금은 나은 사람이라고 믿고 싶을 때, 그 물건들은 나를 자극시킨다.
[넷플릭스 영화 추천 미니멀리즘 : 오늘도 비우는 사람들]
SNS, 광고, 마케팅, 무분별한 정보들 속에서
나는 끊임없이 나의 열등한 모습을 마주할 수밖에 없다.
이 물건을 사면 내가 괜찮은 사람이 될 거라고, 이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될 거라고 말하는 거 같다.
끊임없이 나의 부족한 모습을 상기시키고 내 존재에 대한 죄의식을 자극한다.
회사에 다니고, 부족한 점을 채우고, 가난을 덮기 위해 바빴던터라
혼자 가만히 앉아서 조용히 생각을 정리하고,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본 적이 없었던 거 같다.
물건을 하나씩 버리면서 자유로운 기분을 느낀다는 여자의 말 속에서 나 또한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.
오늘 밤 잠에 들고 깨어나면 나는 이 해방감을 다시금 느낄 수 있을까?
오늘이 지나면 물질적인 것들에 대한 의미가 사라질 수 있을까? 내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건 무엇일까?
남은 물건을 버리는 것보다 중요한 건
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...
머지않아 새 물건으로 다시 가득 차게 될지라도 이 물음을 붙들고 살아가야 한다.
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가기 위해 언젠가는 비워져야 한다.
광고와 마케팅으로 꼭 사야한다고 주장하는 건
일상에 꼭 필요한 게 아닐지도 몰라.